등산일시: 2009. 8. 3. 07:40 ~ 16:35 (약9시간)
등산한 곳: 설악산 설악골
등산구간: 소공원-비선대-설악골-흑범길(알바구간)-석주길(희야봉)-소공원
나를 맞이하여 줄 설악골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올려다 본 장군봉과적벽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계곡쪽에서 바라본 장군봉과 적벽
여기가 설악골 입구
흑범길을 오르다 올려다 본 공룡능선이 뚜렷이 보입니다.
조금더 오르다 세존봉쪽을 바라보니 운해속에 잠들어 있는 모습이 아직 나를 맞아 주기가
부끄러운 모양 입니다.
아쉬워진 내마음을 스스로 위로해 주기 위하여 여기서 조금더 오르면 행여나 부끄러움에서 깨어난 세존봉이 나를 반겨줄것이란 믿음을 가슴에 새겨 봅니다.
올라가야 할 칼날같은 바위산 입니다.
자지러지게 놀라게한 산중의 불청객 반갑지 않은 손님을 만났습니다.
나로인해 일광욕중인 꿈틀이도 무척이나 놀란 기색입니다.
올라가야 할 바위산 입니다. 보기보다는 두리둥실 오르는데 힘들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 암벽을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금강굴과 비선대
그리고 암벽들을 바라봅니다.
마음도 발길도 멈추지 않고 계속 올랐습니다.
그러나 여기선 저바위를 보고 모든것을 체념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암벽 릿지등반에 필요한 기술이나 장비는 하나도 없이 홀연단신 으로도 그나마 여기까지라도 올라온것만으로도 자랑스럽게 생각을 하면서 여기서 모든것을 묻어두고 발길을 돌리는 마음은 아쉬움이 남겨주는 공허한 마음은 이루말 할 수가 없었습니다.석주길인줄 알고 올라왔는데 내려와서 보니 흑범길인거 같습니다.
무거워진 마음을 가슴에 달고 돌아서서 마등령쪽을 바라보니 운해의 모습은 여전히 짙어져만 가고 있는것이 지금의 나의 마음과 같아 보입니다.
여기서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기에는 아쉬움이 너무커서 설악골 지류를 따라 계속 오르기로 다짐을 합니다.
뚜렷한 길도없어 계곡만 따라 오르다 드디어 바위에 새겨놓은 "석주"라는 표지석을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 왔습니다.
석주길은 여기서 더 올라가야 할듯 합니다.
그래도 멋진 산행이 되기위해 희망과 용기를 갖자고 한번 외쳐 봅니다.
뚜렷한 길이없어 계곡산행을 합니다.
드디어 아주 반가운 손님을 만났습니다.
누군가 바위에 석주라고 화살표와 함께 표지석을 그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안고 좌측길로 들어스니 그곳엔 먼저 앞서간 산꾼들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앞서간 산꾼들의 흔적을 따라 숲속길을 오릅니다.
숲속길을 지나 첫번째 암벽을 오르니 기분이 너무나 장쾌합니다.
그래서 칼날같은 바위위에서 엉덩이춤으로 기쁨을 자축하여 봅니다.
그리고 주변을 조망하니 금강굴과 비선대의 암벽이 뽀얗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올라가야 할길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낙타등처럼 생긴 뾰족한 바위넘어 암벽을 타고 넘어 와서 금강굴쪽을 바라 보았습니다.
계속해서 올라가야할 칼날같은 암릉길입니다.
내가 올라가야 할길은 보여도 그 주변 조망은 전혀 볼수가 없습니다.
주변 조망이 안되다 보니 내가 어느곳쯤에 서있는지 짐작이 가지않아 올라온길을 내려다 보니 대충 짐작이 갑니다,
그래서 저바위산을 또 넘기위하여 저곳을 향한 나의 발길은 힘차게 내딛습니다.
저아래 계곡이 범봉골입니다. 산위의 주변 조망은 전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공룡능선 1275봉쪽을 바라보니 보이는건 뽀얀 운해의 모습뿐입니다.
그래서 외쳐보았습니다. 설악의 운무야 멋있는 너의 모습을 내게 보여 달라고 말입니다.
애절한 나의 외침을 듣기라도 했는지 잠시 보이는듯 하다가 그만또 운무속으로 숨고 있습니다.
암벽을 타고 오릅니다. 바로앞의 내갈길만 나를 반겨 줄뿐 그 주변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 암벽 봉오리까지 오릅니다. 발아래 계곡의 깊이는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그야말로 구름속에 떳습니다.
암벽을 올라오니 또다른 암벽 봉오리가 나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 나의 흔적을 담아 보았습니다.
바위틈에서 이쁘게 핀 야생화도 담았습니다.
하나의 암벽봉오리를 넘으면 또다른 바위가 앞에 버티어 서있습니다.
위로 오를수록 암벽들은 나의 발길과 손길에 긴장감을 더합니다.
이리저리 바위를 둘러보다가 오를수 있는 적당한 위치를 잡고 또 오릅니다.
한발자욱 정상을 향해 오를수록 눈앞의 시야는 완전히 막혀 버립니다.
구름위에 떠있는 기분 입니다.
또하나의 큰암벽앞에서 어떻게 오를까 고뇌하는 나의 흔적도 담았습니다.
장벽처럼 길게 늘어서진 암릉을 따라 오릅니다.
좌우측 어느쪽으로든 한번의 실수로 떨어진다면 내몸은 뼈도 못추릴듯 합니다.
그래서 계곡의 깊이를 짐작하기 위하여 돌하나를 떨어트려 보았습니다.
깊고 깊은듯한데 짐작이 가질 않습니다.
그래서 깊은 고민에 빠져 들었습니다. 장비라곤 지도한장과 나침반 뿐이니 위로도 아래로도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선택했습니다.
내 스스로 선택한 이 난관을 어떻게든 정상까지 올라서 해결해 보자고 그러다 큰일나면 어느 누구도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지는 못할거 같습니다.
오를수록 바위들의 기세는 더욱더 당당합니다.
그래서 나도 더힘차게 더당당하게 오르고 또오릅니다.
운무속에 숨어있는 바위들 틈사이로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면서 최대한의 안전을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며
침착함과 차분한 마음이 흐트러져서는 아니되기에 긴장의 고삐를 풀어놀 여지가 없습니다.
마침내 하늘끝까지라도 닿은것일까? 더 오르고 싶어도 여기가 정상인듯 합니다.
내짐작이 맞다면 범봉(1134m) 정상인가 봅니다. 정상에서 서쪽편 우측에 우뚝솓은 뾰족한 바위가 마치 범의 송곳니 그좌측으로 뾰족한 세게의 바위는 어금니 그래서 여기 범봉을 개척한 선구자님께서 붙인 이름인거 같습니다.
동쪽으로 웅장한 모습으로 서있는 바위는 얼마나 큰지 다 담을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천화대를 지나 공룡능선이 저기 일지언대 공룡은 그렇게 운무속에 꼭꼭 숨어서 나의 접근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듯이 공룡은 언제나 운무속에 숨어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길 쑥스러워 하는 모양 입니다.
나는 그런 공룡의 모습에 애뜻한 애정과 깊은 연민의 정 같은것을 느끼는듯 합니다.
그렇게 공룡은 나에게 손짖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래사진과 지도상으로는 내가 올라온곳은 범봉이 아닌 희야봉인듯 합니다
그래서 다른사람의 사진을 참고로 가져와 보았습니다. 이것이 범봉입니다.
이사진을 보고 짐작 해보지만 아마도 내가 실제 오른바위는 사진상으로 가운데 있는 바위(희야봉)가 아닌가 싶습니다.
진짜 난관에 봉착한것은 이제 부터 입니다.
앞으로도 뒤돌아 갈길도 없습니다. 오르는것 보다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들고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이 바위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거나 날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면서 긴긴시간을 보낼수는 더더욱 없는 일입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올라온길을 되돌아 내려가기로 결심하고 내려오다 보니 발아래 길을찾지 못해 애를 먹인 설악골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을 잃어 헤메다가 처음으로 사람을 만난것처럼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올라온 길을 되새기면서 천천히 아주천천히 조심해서 내려 갑니다.
그래도 내려가야 할길은 아직 먼듯합니다.
올라갔다 내려온길을 되돌아 보면서 긴장의 발걸음을 잠시도 놓지 못했던 암릉길을 돌아 봅니다.
아직도 내려가야 할길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로프라도 있으면 수월하게 안전하게 내려갈수 있을텐대 말입니다.
장군봉 금강굴 그리고 암벽들이 보이는것으로 보아 이젠 한숨 놓아도 될듯 싶습니다.
그야말로 십년감수 했습니다.
여기부터 암릉길을 벗어나 숲속길을 헐겁게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고마운 나의 생명 버팀목이 되어준 박달나무 가지입니다.
저 박달나무 가지끝을 나무가지와 바위홈에 끼고 메달리면서 겨우겨우 힘들게 내려와 아찔했던 스릴과 감동과 기쁨을 안겨다준 고마운 버팀목이었습니다.
필요할땐 소중하게 다루다가 그이용의 가치가 다했다고 할때 사정없이 내동댕이처져야 하는 저박달나무 가지에게 끝없이 미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드디오 계곡에 다달았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묘하기도 합니다. 오를땐 보이지도 않던 이정표들이 이제부터 잘보이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길안내를 위하여 쌓아놓은 돌탑입니다.
계곡을 오를때 보지 못했던 작은폭포를 하산하는 길에 만났습니다.
그래서 뛰어 올라가 폭포앞에 서보았습니다.
3단으로 이루어진 작은폭포아래 소의 풍경도 담아 보았습니다.
하산하는 길은 아주 수월하게 내려 갑니다.
보일듯 말듯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길들이 눈에 아주 잘보입니다.
오를땐 길을찾기 위해 그렇게 애를썼는데도 찾을수 없었던 길이 말입니다.
내려가는 길앞으로 암벽이 버티어 서있는것이 다 내려온듯 합니다.
비선대에서 바라본 천불동계곡 입니다.
뿔난바위 장군봉이 아닐런지!
하산길에 비선대에서 바라본 설악골 암벽을 한번 바라보며
스릴있는 산행길을 할 수있게 해준 고마운 마음을 가슴에 안고 힘차게 홈으로 발길을 내딛습니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바닷가 마을 물치에서 동동주로 하산주 한잔 합니다.
안주는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있는 맛있는 쑥떡 한입씩 씹으면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어머니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인어상"
결혼을 앞둔 한 처녀가 결혼을 약속한 총각이 풍랑에 조난 당해 끝내 돌아오지 못하자, 3년동안 이 갯바위에 앉아 그만을 그리워 하다 끝내 숨지자 비록 가난하고 미천했으나 그의 사랑이 정녕 위대했기에 이마을 사람들은 저들이 영원히 사랑을 속살일 수 있도록 이처럼 조형물을 세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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