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한 날: 2011. 8. 7 . 수요일 날씨 맑음
산행한 곳: 설악산 (설악골 원골 - 저항령계곡)
산행 구간: 비선대 - 설악골 - 원골 - 마등령- 마등봉 - 저항봉 - 저항령계곡 - 소공원 (산행시간 약11시간)
보드랍게 마음을 적시는 설악의 바람이 불어온다.
길골에서 곰골에서 큰형제바위골에서....
여러곳의 바람이 한곳으로 불어와 섞여도 그 원시의 향이 품고 있는 풍광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내게로 다가오지요.
그래서 조금 익숙한 설악골 원골과 저항령계곡을 찾았습니다.
그속에 저항봉과 마등봉의 새로운 모습도 보았구요!
마등령에서 저항봉까지...
능선길이 아닌 굴곡이 조금심한 사면길을 걷다가 가끔씩 나타나는 어느봉의 안부에서의 조망은 산행의 고됨을 풀어주는 곳이기도 하지요!
저항봉!
너절하게 부숴진 바위들의 잔해들을 보노라니
굉장하게 장엄한 모습으로 보였을 저항봉의 옛모습을 그려봅니다.
지금도 조각조각 부숴져 언제 떨어져 나갈지 모를 위태로운 모습으로 겨우 버티고 서있는 저항봉의 바위들...
너무도 안스러운 모습이어서 애처롭고 안타깝기도 하네요...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는것이 너무나도 애절하여 지금의 모습이라도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저항하는 봉!
저항봉!
저항봉 바위위에 올라서면 금방이라도 부숴져 버리기라도 할 것 같아 영원히 무너지지 말라고 저항한번 해보지요.
그리고
동쪽편 관목숲으로 나있는 길을따라 저항봉의 봉우리를 하나씩 올라갑니다.
또 그렇게 저항한번 해보고...
길도없는 험하디 험한 관목숲을 뚫고 가파르게 경사도를 이루고 있는 너덜지대를 내려섭니다.
그러다가 다시 되돌아 올라갑니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러...
나를 떠난 디카와 영영 이별을 고하고,
저항봉 동편아래 관목숲속에 영원히 묻어 두고 힘겹게 되돌아서야하는 내발걸음...
깊숙하고 고요한 산과 골짜기의 흔적을 담아주었던 나의 디카를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저항 해봅니다.
나의 디카를 돌려 달라고 저항봉에 저항하며 애절하게 외처보지만...!
돌아오는것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듯 미동도 없는 저항봉만을 처다보기만 하다가...
저항봉에서 저항령계곡속으로 흘러내려 갑니다.
'설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설악 (옥녀폭포 번개산행) (0) | 2011.09.25 |
---|---|
설악산 (곰골) (0) | 2011.09.17 |
설악산 (용소골 - 신선대) (0) | 2011.09.02 |
설악산 (잦은바위골 - 희야봉) (0) | 2011.08.24 |
설악산(설악골 우골 - 내설악 만경대) (0) | 2011.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