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한 날: 2012. 12. 21 . 금요일 날씨 맑음
산행한 곳: 대관령 옛길( 허공다리골 )
산행 구간: 대관령 박물관-반정-국사성황당-고속도로 준공비-샘터-허공다리골-주막터-대관령 박물관 (산행시간 6시간)
오래간만에 대관령 옛길을 찾았다.
내려올 길은 누구도 찾지 않는 허허로운 허공다리골!
대관령 옛길 초입 그런데 없던 길이 나를 이끕니다.
여기는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데 들머리가 되어 버렸네요.
길이 없던 곳을 새로 정비하여 숨겨져 있는 허공다리골 초입의 비경을 쉽게 보게되어 대관령 옛길의 운치를 더합니다.
바위를 가르며 흐르는 허공다리골 초입의 멋진 비경!
오를수 없는 길을 나무데크에 전망대까지 갖춰져 있고 숨겨져 있던 곳이 세상에 훤히 들어나게 되었습니다.
수수하게 걸어가는 하제민원 가는 길
하제민원을 지나 대관령 옛길 속으로 들어갑니다.
대관령 옛길은 허공다리골을 끼고 오르고,
옛길을 거닐다 잠시 하얀 얼음으로 뒤덮힌 허공다리골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상제민원 주막터에 이르니 보이지 않던 연못도 마련되있고 더 한층 멋드러져 보입니다.
빙판길로 변해버린 옛길을 오르다 쉼터에 이르니 나무데크로 정비되어 있는 모습에 예전처럼 그냥 지나치기가 싫어서,
쉼터에서 적적한 나만의 시간을 갖어봅니다.
반정에서 바라보는 대관령 강릉 풍경
오늘도 바람따라 구름따라 세월은 그렇게 흘러도 대관령은 흘러갑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얹혀있는 대관령 산자락에 오늘 나의 발자국 하나 그속에 얹혀 놓고,
구 영동고속도로를 건너 백두대간의 한줄기에 있는 국사성황당을 향해 오릅니다.
반정을 지나면서 눈도 제법 두둑히 쌓여 있는 미끄러운 눈길을 오르니,
선자령 가는 백두대간 길에 오르지요.
선자령을 뒤로하고 구 대관령휴게소로 내려가다가 마주보이는 능경봉이 늠름하게만 보입니다.
구 대관령 휴게소를 지나...
고속도로 준공비를 향해 오릅니다.
고속도로 준공 기념비에서 잠시 머물다가,
제왕산 능경봉 가는 갈림길에 있는 샘터에 이릅니다.
샘물은 강릉 남대천으로 흘러 동해바다로 흐르지만 어차하여 뒷쪽으로 흐르면 정선 동강으로 흘러 충주 남한강을 지나 서해바다로 흘러 들어갈 것입니다.
이곳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어느 쪽으로 흐르느냐에 따라서 빗방울의 운명도 동해바다 아니면 서해바닷물이 되느냐 하는 수계점인 것입니다.
샘터의 물길은 동해바다로 흘러 들어가므로 허공다리골의 발원지가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어보기도 하지요.
샘터의 물길은 눈속에 묻혀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어렵지만 어림짐작으로 따라 내려갑니다.
샘터 물길을 대략적으로 따라 내려 가다가 골짜기를 만나는데 수해의 흔적으로 상류의 골짜기는 급작스럽게 급사면을 이루면 내려갑니다.
골짜기 속으로 들어와서 바라보니 느슨하고 완만하며 급할것없이 부드럽기는 하지만 아마도 눈길이어서 그렇게 느껴지는것이 아닐까 해요.
이곳의 수종은 다양하기도 해요.
어느 곳의 산자락 처럼 참나무가 아닌 서어나무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주변의 산자락은 급사면을 이루는 지형이 없어서 인지 소나무도 보기가 어렵네요.
눈길을 헤집고 내려온 길을 잠시 뒤돌아 보면서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골짜기 따라 내려갑니다.
뿌리가 드러나면서 두 줄기가 하나의 줄기가 되어 버린 것이 마치 연리지를 연상케 하여 ...
크거나 작지도 않은 바위들로 드리워진 눈덮힌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무척이나 수월하기만 합니다.
조금씩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는 골짜기는 험한듯하게 느껴지지만 모든 것은 눈으로 뒤덮혀 있어 알 수가 없답니다.
다래덩굴이 가는 길을 가로막아 우회하여 가는것이 조금은 귀찮음을 느끼면서 내려갑니다.
뒤돌아 본 좌우골의 합수점
혹부리 서어나무의 삶
느닷없이 나타나는 폐물질 저건 분명 쓰레기 문명의 잔존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임도를 지나고,
임도 아랫쪽 부터 골짜기는 달라도 확연히 다른 골짜기의 두 얼굴을 갖습니다.
폭포가 아닌듯 싶은 폭포를 만나 힘겹게 우회를 하느라 조금은 버겁게 발걸음을 조아리기도 하고,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이 위험하지는 않지만 급사면을 이루고 있어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우회하여 내려와서 바라보는 빙폭
처음으로 만난 폭포를 뒤로하고 내려가다가 영동고속도로의 다리가 보이고,
눈으로 뒤덮혀 있는 골짜기는 처음으로 빙판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맞이하지요.
빙판위에서 폴딱거려 보는 재미도 솔솔한것이 나쁘지는 않네요.
영동고속도로의 다리를 이루는 교각이 높고 높아 허공다리골이 아니겠지만 골짜기 내내 높은 하늘 처다보며 허공을 그리는것은 골짜기 어느 곳에서나 다르 바가 없습니다.
다리 교각 아래를 지나면서,
영동고속도로 교각 하류쪽으로 부터는 어수선하고 산만하며 도로 공사로 인한 골짜기의 훼손이 눈부시게 눈에 띄지요.
키작은 조릿대가 눈속에 묻혀 있으나 겨우 잎사귀 한 잎 두 잎이 눈밖으로 내밀고 있는 파릇파릇 생기 있게 휘젓고 있는 모습에서 그나마 훼손된 골짜기의 아픔에서 위안을 받습니다.
뽀오얗게 얼음판을 이루며 얼어붙은 골짜기를 미끄럼타며 내려오면서 뒤돌아 보았지요.
내려갈수록 골짜기는 바위를 품고 있는 형상이 조금씩 멋들어지고 있지요.
골짜기는 바위를 품고 바위는 골짜기를 안아야 멋들어진 골짜기인것은 분명하것 같아요.
골짜기에 물이 흐르지 않으면 골짜기로서 품위가 유지 되지 않겠지요.
바위위를 흐르던 물은 꽁꽁 얼어붙어 미동도 없어 보이지만 바위틈 어느 사이로 물은 흐르고 있을겁니다.
앞쪽으로 폭포를 이루고 있어 높게 멀리 우회를 합니다.
우회하여 내려와서 바라보는 골짜기는 제법 협곡의 형태를 띠고 있어 들여다 보러 들어가 봅니다.
윗쪽으로 폭포가 보이고 가까이 앞쪽으로 소를 이루고 있눈 얼음판을 의심없이 발을 내딛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펄척 뛰처나오고 말지요.
겉 보기와는 다르게 얇게 얼은 얼음은 나의 발걸음 마저 지탱하여 주지 못하여 여기에서 눈길로만 들여다 보는것으로 만족하고 뒤돌아 섭니다.
간간히 수해의 흔적으로 쓰러져 나뒹구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그 어떤 수해도 허공다리골에서 만큼은 위세를 부린다 한들 허공에 멤도는 허세에 불과해 보일것입니다.
울룩불룩한 암반 틈 사이로 흐르는 골짜기의 물은 꽁꽁 얼어붙어 바위보다 단단함을 자랑하려는듯 해 보여도 얼음은 곧 물이되어 때론 이런저런 시기도 부리겠지만 바위는 어제도 오늘처럼 내일도 변치않고 말없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겠지요.
매끄러운 암바 사이로 하얀 모습의 얼음판으로 변해버린 골짜기는 모든것이 다 미끄럽지요.
그래서 바라지요.
때론 꺼칠꺼칠한 마음이 의지를 억누르고 샘물처럼 솟아난다면 미끄러운 얼음처럼, 계곡 물살이 흐르면서 매끄럽게 다듬워진 바위처럼 마음의 미움이 미끄러움 타고 아래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미끄러운 얼음으로 둘러처진 매끄러운 바위위에서...
얼음길 따라 내려가다가 빙폭을 만나 내려가 볼까 하다가 우회하여 내려갑니다.
내려와서 바라보는 빙폭
빙폭을 뒤로하고 단단히 얼어붙은 골짜기 얼음길 따라 내려가다가 또 하나의 폭포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우회하여 내려와서 바라보니 연폭으로 이루워진 빙폭의 모습으로 보이지요.
제법 높은 또다른 빙폭을 만나 내려다 보고 우회합니다.
제법 우렁찬 폭포 소리를 낼성 싶은 허공다리골에서 가장 크고 멋있는 폭포를 바라보며 조용히 불러봅니다.
허공다리폭포라고,
가깝게 다가가 보며,
빙폭의 허공다리폭포를 더 가깝게 들여다 보고 또 다른 비경을 찾아 내려갑니다.
폭포 아랫쪽으로는 둥근 모습의 커다란 바위들이 숨 죽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아랫쪽으로 내려가면서 서열을 가리듯 작아지는 바위들이 마치 도열하고 있는것처럼 나를 반겨주는듯 합니다.
작은 와폭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
내려와서 바라보는 와폭 풍경
와폭을 뒤로하고 멋드러지게 느러진 바위와 얼어붙은 골짜기의 겨울 풍경이 운치있어 보입니다.
허공다리골의 또 다른 와폭의 멋드러진 겨울풍경을 담고,
대관령 옛길이 품고 있는 허공다리골의 숨겨진 비경은 돌축대가 보이는 여기까지 입니다.
돌축대를 지나서 허공다리골을 내려다 보고 대관령 옛길로 오릅니다.
허공다리골을 버리고 옛길로 올랐습니다.
주막터 인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옛날 그대로의 민가!
누군가 기거를 하는지 태양열 전지도 있고 이곳에서 가끔 머물다 가는 이가 있는가 봅니다.
정갈하게 복원된 주막터
새로 개설된 대관령 옛길 허공다리골 초입에서 오늘 산행은 여기서 마칩니다.
조촐한 마음으로 대관령 옛길의 숨겨진 비경을 찾은 산행이었다.
언제가 홀연히 찾아 보리라던 마음이 미뤄져 오늘에 이르니
어느새 없던 길도 생겨났고
그곳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 왔음을 새삼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