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한 날: 2012. 8. 8. 수요일 날씨 맑음
산행한 곳: 양양 법수치 구라우골
오지중의 오지로 들어가는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 이제는 길도 잘 닦여 있고, 사람도 많다 보니 오지의 신비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으나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은 변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계곡 물줄기가 마치 불가의 법수처럼 뿜어져 나와 양양 남대천의 본줄기가 되었다고 해서 법수치라는 이름이 붙은 법수치 계곡의 한 지류인 구라우골을 찾았습니다.
법수치 계곡과 합수하는 구라우골!
구라우교에서 바라보는 구라우골~ 들어갑니다.
바위 위를 지그재그식으로 흐르는 초입의 구라우골!
잔잔하고 깊은 분위기로 조금은 검 칙칙해 보이는 맑은 물속에는 버들치들이 노니는 모습을 보며 싱그러운 수목으로 가득찬 구라우골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라우골의 아담한 크기의 첫번째 폭포를 만났는데 물살은 거세지도 않으면서 미끄러지듯 구르는 물소리는 조용한 숲속으로 묻혀 버리고 맙니다.
제법 깊은 소를 이루고 있는 두번째 폭포!
나의 흔적 하나 남기고...
숲과 바람, 물살도 조용히 가라앉아 잠잠하게 흐르는 시냇물 같은 구라우골!
거칠지 아니하고 온유하고 부드럽기만 합니다.
가파른 곳 없고 부드럽고 순하기만 하여 좋기만 해요.
처음으로 음산하고 험악한 폭포를 만났지요.
물도 깊고 제법 작지도 않은 폭포를 가까이 다가가 보았어요.
우회로를 타지않고 좌측 가파른 사면을 끼고 돌아 올라와 상단에서 내려다 보니 구라우골에서 제일 높고 험한 곳이 아닐까해요..
상단부 바위에서 나의 흔적 하나 남겨보고...
흐릿해 보이는 물로 인해 미끄럽지 않은 바위가 없고,
구라우골의 물은 암반위를 흐르지 않는 곳이 없답니다.
잠시 골짜기를 벗어나 우회하다가 봉변을 당했어요.
제발 내발 놔라?
놓으라니까?
어째 이런 일이! 내발이 올무에 걸려 버리고 말았어요.
밀렵꾼이 산짐승을 잡기위해 설치한 올무에 내발이 걸려들고 말았으니...
내 발이 산짐승의 발이었으면 내 발목은 산속으로 날아갔을겁니다.
이곳에서 3개의 올무를 해체 하였답니다.
내려가는듯 올라가는 구라우골은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다고 느끼면서 올라가다가 폭포를 만났습니다.
소를 이루는 또다른 폭포도 만나고...
커다란 바위 중앙의 홈통을 파고 흐르는 와폭이 조금은 진귀해 보이기도 하여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워 다가가 봅니다.
홈통바위를 이루며 흐르는 물줄기 가까이 다가가 보아도 물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고 미끄러지듯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라우골이어서 좋아요.
반들반들 매끄러운 암반위를 미끄러져 흐르는 와폭에서...
부드럽고 유순한 와폭에서 작은 흔적 하나 냠겨놓기도 하고,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놀라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 용감한 버들치 치어들도 만납니다.
검 칙칙한듯 혼탁하게 보이는 저 곳에도 버들치들의 유영을 보며 대단한 녀석들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제법 높고 깊이 올라왔다고 생각이 들어서 뒤돌아 보았지요.
합수점! 좌골로 오릅니다.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오를수록 사람의 발길이 가지 아니한 자연 그대로의 느낌으로 와닿는군요!.
.
길게 소를 이루는 작고 아담한 폭포에 마음을 녹이면서 굵직하게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봅니다.
구라우골은 버들치들의 천국!
버들치들의 마지막 유영지 이곳 이후로는 보이지 않더이다.
구라우골은 어디를 보아도 서두르지 않고 급한곳 없어서 골짜기를 따라 산판길의 흔적이 보이지만 이제는 모든것이 회복되어 자연 그대로 원시림의 풍치를 느낄 수가 있어요.
산만해 보이는 작은 폭포를 거슬러 오르면,
좌골로 올라 1030봉에서 광불골로 하산하는 산행 계획인데 골짜기 합수점을 만나 잠시 고민 합니다.
계획 산행을 할까? 변칙 산행을 할까? 망설이며 고민 하다가 사람의 흔적이 묻어나지 않은 우골로 오릅니다.
우골로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밀림과도 같아요.
덩굴나무는 길을 막고 가시침 쏘는 이름 모를 잡풀들은 막무가내로 가시침을 쏘며 공격을 해댑니다.
변칙 산행으로 오르는 우골은 거칠고 험한 가파른 경사도를 이루며 올라가다 만나는 첫번째 폭포!
구라우골 우골을 힘겹게 오르니
바위에 붙어 자생하는 이끼가 조용히 반겨주네요,
사람의 흔적 잊혀져간 골짜기
흠뻑 물먹은 초록빛깔 이끼에 사랑스런 눈길 담아 주니
바라보는 네 눈빛이 다정하기도 하여
초록으로 어여쁜 너처럼 살고 싶다.
폭포를 거슬러 오르고,
초록 이끼 가득한 작은 협곡 깊숙한 곳에 또 하나의 폭포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지막 와폭을 부드럽게 거슬러 오르니...
뽕상황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네요.
일정한 경사도를 이룬 골짜기엔 너덜겅 바위들로 가득 메워져 있고 수량도 많이 줄어든것이 최상류 지대가 멀지 않은듯 하네요.
헉!
그런데 이런 곳에 웬 화물차 타이어가 하늘에서 떨어졌나!
건천으로 변한 골짜기를 거슬러 올라가니...
골짜기와 좌우측 사면에 가득메운 부숴진 바위 조각들을 바라보니 어딘가 부자연스러운것이 이상하네요.
임도에 올랐어요.
폐타이어와 부자연스러운 골짜기 풍경 모든것이 임도 공사를 하면서 망가트린 산림파괴의 부산물이었군요.
임도에서 바라본 구라우골 우골 최상류 지대
저곳을 올라 능선 정상에 올라야 하는데 임도가 가고픈 마음을 포기하라 하고,
잡목과 덩굴나무들은 접근 불허 들어오지 말라 하네요.
임도에서 내려다 본 구라우골
임도에서 바라보는 1030봉 넘어 광불골로 내려가야 하는데 망설여 진다.
우골로 오르니 각도를 너무도 많이 벌려 놓았어요.
광불골로 하산은 포기하고 구라우골 본지류인 좌골을 찾아 내려갑니다.
골짜기의 형태를 보이는 곳으로 내려가지요.
구라우골 본지류를 만나서 내려갑니다.
내려가다가 만난 첫번째 폭포!
폭포를 뒤로하고 내려가는 길은 험하지는 않지만 온전치가 못해요.
덩굴나무가 앞을 가로막고 이름 모를 가시침 쏘는 풀과의 전쟁을 치루며 내려가는 골짜기는 곤혹 그 자체입니다.
두번째 만난 폭포를 잡풀들이 무서워 우회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장갑 끼지 않은 내 손등 가시침 쏘는 잡풀은 용하게도 맨살을 찾아 정확히 맹공격을 퍼붓습니다.
바위 절벽이 보이는 곳에 이르자 모든것에서 부터 잠시 평화를 찾은듯 해요.
초록 이키로 가득한 바위 협곡을 산행의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갑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길의 흔적이 보여 조금은 수월하게 내겨가지만 공격받기는 마찬가지 랍니다.
세번째 폭포도 우측으로 내려와서 바라보고,
조금은 넓어진 골짜기에 이르니 가시침 쏘는 잡풀이 바람타고 날아 올까? 두려워 뒤돌아 보지않고 줄행랑 치듯 내려갑니다.
좌 우골 합수점을 지나 내려가는 길은 올라왔을때 그 골짜기 이건만 ...
전혀 새로운 다른 골짜기인듯 모든것이 달라도 많이 달라 보이기 시작하면서 지루해지는 마음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냄새가 고약한 누리장나무 (구릿대나무)를 보면서
골짜기를 버리고 뚜렷한 산길을 따라 쏜쌀같이 내려가도 끝도 없이 멀고 멀게 느껴지는 골짜기 산행길이었습니다.
구라우골!
참 멋있는 골짜기 입니다.
수많은 폭포를 거슬러 올라와 유영하는 버들치들을 보면서 함께하는 묘한 산행의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그러나 한 여름날
구라우골 깊은 곳을 찾는것은 곤혼스러운 일이랍니다.
골짜기는 그렇게 험하지는 않지만
위에서는 날파리들이
아래로는 가시침 쏘는 잡풀의 공격을 무수히 받아야만 했으니까요.
하기야
좋은 길 버리고 험한 길 찾은 미련 곰탱이 같은 산행한 잘못도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하는 알탕은 일품이었어요.
버들치와 함께 알탕을 ㅎㅎㅎ
고놈들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묘하게도 그곳에 집중적으로 키스를 해대는 통에 간지러워서 혼쭐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