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한 날: 2012. 5. 27. 일요일 , 날씨 맑고 흐림
산행한 곳: 설악산 ( 각두골-죽음의계곡 )
산행 구간: 각두골 - 죽음의계곡 - 소공원
아쉬움을 깊고 깊은 곳에 고이 묻어 두어서
끌리는데가 많이도 남아 있었나보다.
산은 늘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자꾸 조바심이 나고,
마음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서두르기만 하니....! 허허 쩝쩝
몇 번이고 우선으로 들어간다고 다짐을 해보아도 선뜻 첫 발길을 옮기지 못하는 것은 그곳은 특별해도 많이도 특별한가 봅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뒤엉키고 산만하게 배열되어 있는 관터골 밑바닥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저들에게도 질서가 있다는것을 보면서 각두골로 향합니다.
이곳을 지나치면서 각두골을 바라볼때 저곳을 들어가봐야지 하면서도 언제 가볼때가 있을까? 했는데 오늘에서야 들어가 볼 수 있는 핑게를 만든것 같아요.
초입의 와폭 상단지역에서 들어가야 할 각두골을 바라보니 어수선하고 산만하며 비좁은것이 선뜻 발길이 놓이지 않는군요!
안으로 들어갈수록 나뭇가지들이 뒤엉켜 볼품은 없어 보이지만 골짜기는 가파라지면서 정돈이 되어 있는듯 하네요.
첫 와폭을 만났지요.
폭포를 지나면서 일순간 골짜기의 폭이 넓어지기도 하고,
첫 번째 합류점을 만났는데 좌골은 아주 가파른 경사도를 이루면서 상단지역에는 직폭의 건폭포가 보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와폭에서 나의 흔적 남겨보았어요.
고도를 높이며 가파른 경사도의 어느 지점 골짜기에 이르자 각두골 만의 특별한 곳이 보여서,
다래덩굴 대문을 열며 불러도 대답없는 주인에게 나만의 출입 허가를 받습니다.
아담하고 소담스러운 느낌의 골짜기이지만 눈을 높이 들어 좌우를 살펴보면 V형의 유순한 가파른 골짜기라는것을 알 수가 있지요.
보여주거나 내세워 자랑할 만한 것도 없이 수수하여 수해의 아픈 상처를 볼 수 없어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자랑이 아닐까 싶어요.
두번째 합수점에서 갈길을 어디로 잡을지 고민하다가 좌골를 선택하여 올라갑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수목이 무성해지고 있어 더이상 골짜기를 따라 관모능선을 오르기에는 여려움이 많을것으로 보여줘 여기서 골짜기를 버립니다.
골짜기에서 벗어나 길을 만들며 오르는것도 결코 쉽지 않은 터라 우측 지선으로 올라갑니다.
지선을 따라 오르면 조금은 쉽게 오를수 있을거야 라는 믿음은 걸으면 걸을수록 무참히 갈기갈기 찢겨져 산철쭉 나뭇가지 가지에 메달고 있을때 오래된 사람의 흔적으로 보이는 참호가 일정한 간격으로 있는것이 이런 곳에 참 묘하다는 생각을 떨처버릴 수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 평탄하게 느껴지는 곳에 길의 흔적이 보이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믿음이 되살아나 기쁨에 젖습니다.
이것은 M1소총 실탄이 아닌가요. 아~ 그렇군요. 이곳도 6.25의 격전지 였군요.
호국 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연을 보호하며 더욱더 산을 사랑해야 겠습니다.
드디어 관모능선에 올랐지요.
관모능선에서 바라보는 화채봉과 발아래 둔전계곡을 조망하고,
갈길 잡는 귀신같은 산철쭉나무 혼쭐빼고 진땀 흘리게 하는데에는 그 어떤 나무도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관모능선에서 대청봉을 바라보고...
사뭇 다른 관모능선 길에서 한가롭고 평온한 느낌으로 다정하게 걷고 싶어 지는군요.
누워있는 친구를 만났는데 함께 눕자고 하네요. 친구의 배려가 고마워 기대어 누워서 관모능선 숲이 베푸는 정을 주는 것 없이 만껏 받기만 합니다.
머리를 들면 산철쭉 나뭇가지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발길을 붙잡을것이 두려우면 때론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올라 가기도 해요.
꽃잎이 타원형에 끝이 뾰족한 모양의 연영초 만나기도 쉽지않고 이름도 범상치않죠.
대청봉이 보이는 분기점에 이르르자 많은 사람들로 분비고 왁자지껄 소란스럽기 까지 하여 소리없이 빠르게 스처지나 가야 합니다.
분기점에서 죽음의계곡으로 들어왔는데 등뒤의 능선 넘어와 이곳은 확연히도 다른 모습의 풍경이지요.
새순들이 이제서야 파릇파릇 돋아나기 시작한 모습을 보면서 내려온 길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는 길에 의외의 하얀 물체를 만났는데 예상하지 못하여 준비안된 상황이라 걱정이 앞섭니다.
내려갈수록 규모가 더 큰 눈덩어리를 만났는데 여기만 하여도 고도탓으로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려가는 길은 해발고도가 낮아지므로 눈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다라는 믿음을 억지로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여 봅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내려온 계곡을 뒤돌아 보았지요.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계곡의 깊이가 깊어져 눈덩어리의 크기도 커진것을 만나게 되어 눈덩어리 속을 전혈 알 수 없는터라 조심조심 두들기고 찔러가면서 눈위를 걸어 봅니다.
계곡과 사태지역의 합류점에서 뒤돌아본 모습이지요.
일순간 눈덩어리가 보이지 않아 안도의 숨을 돌렸으나 어렴풋이 저 앞 폭포 아래에는 그렇지 않은것 같아요.
폭포 상단에서 내려다보니 계곡 전체가 눈으로 뒤덮혀 있는것을 보니 오금이 저려 어찌할바를 모르겠습니다.
폭포를 우회하여 내려와 눈덩어리를 살펴보니 눈밑은 진공상태로 보이나 두께가 3m 이상으로 보여 올라가도 꺼지지는 않을것으로 예상이되나 안심하기에는 불안요소가 많지요.
부들부들 떨리는 발걸음을 조이며 내려가는 길은 수월하여 계곡을 뒤덮은 눈덩어리 위에서 나의 흔적 하나 남겨 보았습니다.
계곡을 뒤덮은 눈덩어리 중간지점에서 위쪽을 올려다본 모습
눈덩어리 위를 걸어 내려온 결과 가장자리보다 중앙부분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 무사히 걸어 내려와 뒤돌아본 모습이랍니다.
또다른 눈덩어리 길을 만났는데 첫 대면에서 부터 범상치 않게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것으로 보이지요.
조금더 가깝게 ...
아주 가깝게 다가가 눈덩어리가 뒤덮혀 있는 진공상태의 계곡속을 들여다 보니 위험하기 그지없어 보이네요.
우회하여 내려가다 보니 녹아내려 생긴 눈구덩이도 보여 이런 눈덩어리 길을 자주 만난다면 어찌하여야 할까 무척이나 긴장되네요.
위험하게 느껴지는 지대를 벗어나니 크게 위험한 요소가 보이지 않아 쭈욱쭈욱 미끄럼타듯 시원하게 내려갑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눈덩어리 길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 평온한 상태의 흔적을 남겨 보았지요.
가장자리는 눈이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고 어림짐작 눈의 두께를 보니 2m 이상은 되어 보이네요.
계곡 전체를 눈으로 뒤덮혀 있는 곳에 약1톤 가량의 돌덩어리가 눈위로 굴러 덜어졌음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것으로 보아 이곳 눈길은 안전하다는 확실한 믿음이 생기는 군요.
비좁아 지는 계곡에도 돌덩어리가 떨어졌음에도 잘받혀주고 있는 눈덩어리가 의심이 가는 곳은 전혀 보이지 않아요.
눈가장자리는 믿음이 가질않아 중앙부분으로 눈길을 타고 내려갑니다.
폭포 지점에서 계곡을 뒤덮은 눈덩어리 길은 끝나고 폭포 아랫쪽을 내려다 보니 앞으로 눈덩어리 길은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폭포를 우회하면서 보니 폭포 아랫쪽에는 많은 양의 눈이 녹지 않은체 쌓여있고,
이제부터 계곡에는 눈이 보이지 않고 눈녹아 흘러내리는 물소리만 청아하게 들립니다.
폭포를 우회하면서 폭포 아랫쪽에는 아직 체 녹지않은 눈의 모습을 보면서...
폭포를 우회하여 내려와 뒤돌아본 풍경
연이어지는 작은 폭포지대를 우회하고,
지난 가을에 여기 작은 폭포를 지나올 때 상당히 미끄러워 고심하던 추억이 생각나서 뒤돌아서 보았지요.
그때 여기서 어둠에 발목이 잡혀 오도가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던곳이 이곳이 군요.
어둠의 굴레에 갖혀 꼼짝 못하여 긴박하였을 그때와는 다르게 오늘은 바위틈에서 자라는 이름모를 야생화를 보는 여유와 즐거움도 느껴봅니다.(나중에 알아보니 처녀치마 꽃이라고 합니다)
바로 저기 폭포 아래 우측 큰나무가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치고 올라갔던 그 당시의 무모한 도전, 험난한 어둠과 아주거친 고난의 숲속을 뚫고 이박사능선을 거슬러올라 야심한 시간에 대청봉을 올랐을때를 생각하여 보니 이제는 즐거웠던 산행의 추억이 되었네요. 그래서 오늘 여기 다시 찾아왔는가 봅니다.
여기까지는 지난 산행의 추억과 함께 하였지만 여기서부터는 아주 낮선 곳 나 혼자만의 흔적을 남겨두고 조심스럽게 와폭 형태의 폭포 지대를 우회하여 내려갑니다.
눈덩어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계곡을 내려가면서 건폭의 상단지역이라고 강하게 느낌이 와닿지만 조금더 내려가봐야 알것같습니다.
폭포를 우회하여 내려와 보니 건폭의 최상단 지역이라는것을 알 수 있어 내려왔던 최상단 지역을 뒤돌아보고 건폭으로 진입하여 내려가려는데 조금은 어려운 난관에 부딪혀 고심하던차에 이게 웬 날벼락이람!
저앞쪽으로 믿믿하게 깍여내려간 형상을 보니 여기가 건폭 상단지역이네요.
발아래에는 쉽게 내려가기에는 위험하고 그런데 어쩝니까?
바위덩어리라도 굴러 떨어질듯한 요란한 천둥소리에 소나기가 퍼붓고 이어서 유리구슬 같은 우박이 쏟아지고 오늘도 건폭에서 발목이 잡혀 오도가도 못하고 하늘만 처다보며 기도만 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지금 쏟아지는 소나기와 우박은 바위에 기름 칠 하는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외처봅니다.
그래도 최대 난관지역인 건폭의 상단지역에서 중상단지역으로 무사히 내려왔지요.
건폭 중상단 지역에 이르르자 안도감도 생기고 신선대도 조금은 선명하게 와닿습니다.
조금 가깝게 당겨서 본 신선대
건폭의 안전지대에서 최대 난관지대인 상단지역을 바라보면서 오르는것은 더쉽게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폭은 가파른 경사도를 이루고 있지만 오르고 내려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빗물에 젖어 미끄럼지대가 많아 안전지대가 별로 없어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건폭에서 소나기와 우박 맞은 나의 흔적 하나 남겨놓지 않으면 섭섭하겠지요.
건폭의 하단부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네요.
건폭의 하단부에서 상단부를 올려다 보고,
건폭의 우측 절벽지대에는 로프가 길게 느러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하단부로 내려갑니다.
건폭의 하단부에 쌓인 눈덩어리 위에서 올려다 본 건폭
건폭의 하단부에서 내려가야 할 건폭골
건폭폭포를 뒤로하고 빗물에 뒤섞여 검으칙칙하게 변해버린 계곡물을 보면서 건폭골을 내려갑니다.
건폭골 하단부에 이르자 건천으로 변해버린 모습을 보면서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야지요.
무너미고개에서 내려온 등산객들을 처음으로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웠지만 인사를 나누지는 못하였습니다.
나도 저기 산객님들 처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로운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고 쉽지만 오늘만큼은 그럴여유가 없네요.
산아래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
가보고 싶은 음폭골을 바라보고 ...
화재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양폭 대피소를 안타갑게 바라보고,
비선대를 지나 소공원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엔 즐겁고 건강한 행복함을 엿 보면서,
무사히 소공원에 이르렀습니다.
오늘은 두계절 산행을 한번에 하였지요.
더불어
산행의 기쁨은 배가되었고
기쁨과 성취
행복과 자존감이 크게 되살아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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